- 삼성그룹 시총 700조 초과, 부동의 1위 유지
- HD현대 시총 증가율 56.8%로 1위…한화그룹 10위권 진입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대기업집단 계열사들의 시가총액이 연초 대비 100조원 이상 늘었다. AI 관련 반도체, 자동차, 조선 위주 그룹 시총이 증가한 반면 2차전지 관련 그룹은 하락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사 중에선 SK가 66조원이나 몸집을 불리며 시총 2위를 차지, 3위와의 격차를 더욱 벌였다.
9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대표 박주근)가 대기업집단 중 상장사를 보유한 80개 그룹의 366개 상장사 시총을 분석한 결과, 연초(1월 2일 기준) 1834조3927억원에서 7월 5일 1937조7553억원으로 103조3626억원 늘어나며 증가율이 5.6%에 그쳤다. 같은 기간 상장사 전체 시총은 2577조 1659억원에서 2754조5274억원으로 6.9% 증가했다.
그룹 시총 순위에선 삼성그룹이 721조5250억원으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SK그룹(247조2104억원)은 반년 사이 시총 규모를 크게 늘리며 LG그룹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LG그룹은 163조3천307억원으로 3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현대차그룹은 연초 대비 30조 늘어난 160조1852억원으로 4위를 기록했다. 이어 5위 포스코그룹 69조4660억원, 6위 HD현대그룹 53조202억원순이었다.
2차전지 시장이 정체에 빠지면서 포스코그룹와 에코프로그룹(8위)은 각각 20~30% 시총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10위권 안에 들었다. 방산산업과 조선업 성장에 힘입어 HD현대그룹과 한화그룹은 시총을 늘리며 각각 6위, 9위로 10위권 내 진입했다. 그에 비해 카카오와 네이버는 온라인 광고 시장의 불황과 AI 사업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며 10위, 12위로 밀려났다.
올해 시총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SK그룹이다. 21개 상장사 시총이 연초 181조7182억원에서 6개월 새 65조4922억원이 늘어나 247조2104억원(36%↑)을 기록했다. SK그룹의 시총 증가는 SK하이닉스가 주도했다.
SK하이닉스 시총은 연초(103조6675억원) 대비 65.7% 늘어난 171조8086억원이었다. 이는 LG그룹(163조여원)과 현대차그룹(160조여원)의 전체 시총을 뛰어넘는 수치다. 계열사 중에서 반도체와 관련된 SK스퀘어(91.7%↑)와 SKC(84.8%↑)가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바이오, 2차 전지 관련 계열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바이오팜 등은 20% 이상 시총이 하락했으며, 2차전지 분리막 관련 기업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경우 45.4%나 줄어들었다.
시총 증가액 2위는 삼성그룹이다. 17개 상장사 시총이 올초 664조2847억원에서 56조2403억이 늘며(8.5%) 721조525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475조1947억원에서 9.4% 늘어난 519조9681억원으로 전체 시총 증가분의 상당부분을 차지했다.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계열사는 연초 대비 46.9%(5조7797억원) 늘어난 삼성화재였고, 삼성생명도 37.4%(5조1000억원)나 올랐다.
현대차그룹 시총은 연초 131조357억원 대비 29조1495억원(22.2%) 늘어나 세 번째로 높은 증가액을 보였다. 정부의 밸류업 정책 수혜와 함께 고환율 장기화가 자동차 판매 호조로 이어지면서 현대자동차 38.7%(16조4339억원↑), 기아자동차 28.7%(11조2626억원↑), 현대글로비스 1.3%(2조1938억원↑) 등이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시총 증가율에선 HD현대그룹이 56.8%로 가장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9개 상장사 시총이 33조8192억원에서 19조 이상 많은 53조202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HD현대마린솔루션이 상장하면서 상장사가 9개로 늘었고 시총에서 5조2407억원을 추가했다. 특히 HD현대일렉트릭은 AI발 전력 관련주로 급부상하며 연초 2조8874억원에서 289.5% 증가(8조3593억 원)한 11조2467억원을 기록했다.
한화그룹은 방산 관련 한화에어로스페이스(86.2%)와 조선업인 한화오션(18.3%), 한화엔진(64.8%) 등의 상승세로 시총을 6조916억원(19.5%) 늘리며 카카오를 밀어내고 9위에 올랐다.
반면 2차전지 산업의 정체 여파, AI산업에서 차별화를 보여주지 못한 IT그룹들은 시총 감소를 감내해야 했다. 2차전지 수혜그룹이었던 LG그룹(23조409억원↓, -12.4%), 포스코그룹(21조 5956억원↓, -23,7%), 에코프로그룹(20조1617억원↓, -33.9%) 순으로 시총이 줄었으며 카카오(14조7778억원↓, -28.6%), 네이버(-9조6471억원↓, -26.1%) 도 20% 이상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