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6개 상장사 분석 결과…2021년 평균 ROE 10.1% → 지난해 5.2%
- IT서비스·전기전자 업종 낙폭 최대(–10%p)…카카오 두자릿수 마이너스 전환
- 조선·기계·설비 등 ROE 상승…현대차·기아 호실적에 자동차 업종도↑

정부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국내 대기업들의 ROE(자기자본이익률)는 최근 3년 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정책 효과가 실질적 밸류 증대로 이어지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대표 박주근)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상장사 286곳의 3년 ROE 변화를 분석한 결과, 2021년 평균 ROE 10.1%에서 3년 만에 5.2%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이 자기자본(주주지분)을 활용해 1년간 얼마를 벌어들였는가를 판단하는 수익성 지표인 ROE(Return of Equity)는 기업밸류를 나타내는 핵심 지표다.
이번 조사는 매출상위 500대 기업 상장사 중 비교가능한 286곳을 대상으로 연결기준 결산자료와 반기보고서를 기준해 팬데믹 이후인 2021년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변화를 분석한 것이다.
이 기간 기업들의 평균자기자본은 1906조7185억원에서 2222조9174억원으로 16.6% 증가한 반면, 당기순이익은 192조1555억원에서 114조8598억원으로 40.2% 감소하며 ROE가 반토막 났다.
반기 기준으로 비교해도 ROE 감소 추세가 확인됐다. 분석 대상 기업들의 2021년 반기 ROE는 5.7%였는데, 올 상반기 4.2%로 1.5%포인트(p) 하락했다. 실제로 절반이 채 안되는 120개 기업만 ROE가 증가했다.
업종별로 보면 서비스 분야에서 가장 큰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서비스업 19개사의 평균 ROE는 2021년 27.0%에서 지난해 3.2%로 –23.9%p를 기록했다. 평균자기자본은 7.0% 증가한 반면 당기순이익이 22조9585억원에서 2조8665억원으로 87.5%나 감소하면서 ROE를 끌어내렸다.

서비스업에서 ROE가 가장 크게 떨어진 기업은 네이버다. 2021년 3월 라인과 Z홀딩스의 경영이 통합되면서 회계상 당기순이익이 16조4776억원으로 급증, ROE도 68.5%에서 64.5%p 하락한 4.1%를 기록했다. 다음은 카카오로 ROE 12.1%에서 지난해 두자릿수로 마이너스 전환(–13.1%)됐다.
두 번째로 ROE 하락폭이 큰 업종은 운송으로, 10개사의 2021년 평균 ROE는 20.2%에서 지난해 7.9%로 12.3%p 떨어졌다.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항공사의 경우 당기순이익이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서며 ROE가 급격히 높아졌지만 HMM, 대한해운, 한진, 팬오션 등 해상운송 기업들이 운임료 하락으로 ROE가 평균 10%p 이상 하락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
IT전기전자 업종에서도 ROE 하락세가 뚜렷했다. 17개사의 2021년 ROE는 13.1%였으나 2023년에는 11.6%p 떨어진 1.5%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당기순이익이 –87.3%(54조8415억원→6조9917억원)로 뚝 떨어진 것이 결정적 원인이다.
다음으로 석유화학 업종의 ROE 낙폭이 컸다. 12.2%에서 8.8%p 하락하며 3.5%에 머물렀다.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효성화학 등의 당기순이익이 2021~2023년 사이 적자 전환됐고, 그 외 석유화학 기업들의 당기순익도 급격하게 하락한 것이 결정적이다.
반대로 평균 ROE가 가장 많이 증가한 업종은 조선, 기계, 설비 등이다.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 조선업 수주 증대와 당기순이익 흑자전환으로 2021년 –2.8%에서 지난해 8.8%로 11.6%p 상승했다. 다음으로 자동차 업종 ROE 증가가 두드러졌다.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2021년 대비 2023년 당기순이익이 각각 115.6%, 84.4% 늘어나면서 양사 ROE도 동일하게 5.2% 증가한 것이 영향을 줬다. 현대차·기아의 선전에 힘입어 자동차 업종 전체의 ROE가 7.8%에서 12.2%로 4.4%p 상승했다.
조사대상 기업 중 ROE 증가률이 가장 큰 기업은 솔루엠(24.9%p↑)이었으며, 종근당(18.7%p↑), 에코플라스틱(15.7%p↑), 흥국화재(14.3%p↑), 서연이화 (13.5%p↑), 명신산업(13.3%p↑), 한화에어로스페이스(13.2%p↑), 현대엘리베이터(12.7%p↑). 롯데손해보험(12.0%p↑), 한화시스템(11.6%p↑), 서진오토모티브(11.4%p↑)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상위 10개사 중 6개가 조선, 자동차 업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