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자료
- 2021·2026년 비교 분석…IT·플랫폼서 중후장대 중심 이동
- 두산그룹, 공정자산 대비 시가총액 4.39배 최고…신세계는 0.11배 최저
- 5대 그룹 자산 집중도 낮아지고 시총 집중도는 75%로 확대
코스피가 7500선을 넘어서며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국내 50대 그룹의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보유 공정자산을 넘어서는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시장이 평가하는 기업의 미래 성장 가치가 자산 증가 속도를 앞지르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5년 전만 해도 IT·플랫폼 중심이던 고평가 구조가 최근에는 조선·중공업 등 이른바 중후장대 산업 기반의 그룹으로 이동하며 제조업의 새로운 전기라는 산업 지형 변화도 감지됐다.
리더스인덱스가 올해 기준 국내 50대 대기업집단(이하 그룹)의 공정자산과 시가총액의 5년 변화를 분석한 결과, 총 공정자산은 2021년 2161조4164억원에서 2026년 3264조784억원으로 51.0% 증가한 반면 시가총액은 1881조1575억원에서 5403조2961억원으로 187.2%가 늘며 약 3배 수준으로 커졌다. 이에 따라 공정자산 대비 시가총액 비율은 2021년 0.87배에서 지난해 0.58배까지 낮아졌으나 올해 1.66배로 급등하며 처음으로 시가총액이 공정자산총액을 넘어섰다. 삼성·SK·현대차·LG·한화 등 5대 그룹(2026년 공정거래위원회 발표 기준)의 자산 집중도는 낮아졌으나 시가총액 집중도는 75%로 높아졌다.
이 기간 50대 그룹의 계열사는 1917개에서 2127개로 210개 늘었고, 이 중 상장사는 240개에서 270개로 증가했다. 다만 전체 50대 그룹 가운데 시가총액이 자산총액보다 큰 그룹은 18곳에 그쳤다. 상장사가 없는 부영그룹과 한국지엠을 제외하면 나머지 그룹들은 여전히 자산 규모가 시가총액을 웃돌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매년 5월 1일 기업집단 순위를 발표하는데 이 내용을 반영해 시가총액은 5월을 기준으로 산정했다.
공정자산 대비 시가총액 비율이 가장 높은 그룹은 두산이었다. 두산그룹은 2021년 22개 계열사 공정자산 총액 29조6593억원, 시가총액 16조5252억원으로 자산 대비 시가총액 비율이 0.56배에 불과했으나 올해 23개 계열사 자산총액은 30조9090억원으로 4.2% 증가에 그친 반면 그룹 시가총액은 135조5961억원으로 720.5% 급증하며 자산 대비 시총 비율이 4.39배까지 높아졌다.
두 번째로 높은 그룹은 SK였다. SK그룹은 2021년 공정자산 239조5296억원, 시가총액 201조4098억원으로 자산 대비 시가총액 비율이 0.84배였다. 그러나 올해 자산총액은 421조9790억원으로 76.2% 늘어나고 시가총액은 SK하이닉스 주가 급등 영향으로 1404조2740억원까지 증가하며 비율이 3.33배로 확대됐다. 이 기간 계열사는 3개 늘었지만 상장사 수는 변동이 없었다.
세 번째는 삼성으로, 자산 대비 시총 비율이 1.64배에서 3.07배로 변화했다. 삼성은 2021년 59개 계열사의 공정자산이 457조3053억원, 16개 상장사 시가총액은 749조3361억원이었다. 올해는 계열사가 67개로 늘고 자산총액도 695조7850억원으로 52.1% 증가했지만 시가총액이 2136조8708억원으로 185.2% 급증하며 자산 대비 시총 비율이 크게 상승했다.
이어 효성그룹 역시 같은 기간 자산 대비 시가총액 비율이 0.77배에서 2.30배로 높아졌다. 자산총액은 13조2815억원에서 22조5200억원으로 69.6% 증가했지만 시가총액은 10조2453억원에서 51조7410억원으로 405% 급증한 결과다. 효성 계열사는 50개에서 71개로 21개 증가했지만 상장사는 10개에서 11개로 1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다섯 번째로 높은 그룹은 HD현대였다. 조선업 호황과 상장 계열사 확대 효과로 자산 대비 시총이 0.34배에서 2.23배로 상승했다. 이 기간 HD현대 계열사는 33개에서 29개로 4개 줄었지만 그룹 자산은 63조8034억원에서 89조1800억원으로 39.8% 증가했고, 시총은 21조9941억원에서 199조1323억원으로 805.4% 폭증했다.
반면 과거 시장 프리미엄이 높았던 IT·플랫폼 그룹들은 자산 증가에도 시가총액 비율이 오히려 하락했다.
가장 많이 줄어든 사례는 쿠팡이었다. 쿠팡은 2021년 대기업집단 편입 당시 자산총액이 5조7750억원, 시가총액은 80조2072억원으로 자산 대비 시총 비율이 13.89배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는 자산 총액이 27조1974억원으로 371.0% 증가했음에도 시가총액은 47조8206억원으로 40.4% 감소하며 비율이 1.76배로 낮아졌다. 다만 그룹 순위는 같은 기간 60위에서 22위로 38계단 상승했다.
네이버 역시 자산총액은 13조5842억원에서 29조1510억원으로 114.6% 증가했지만 시가총액은 59조6276억원에서 32조6253억원으로 45.3% 감소하면서 자산 대비 시가총액 비율이 4.39배에서 1.12배로 축소됐다.
카카오와 셀트리온도 자산 증가로 인해 그룹 순위는 각각 18위에서 16위, 24위에서 19위로 상승했으나 시가총액 감소 영향으로 자산 대비 시가총액 비율은 카카오가 2.78배에서 1.23배, 셀트리온이 3.72배에서 1.56배로 낮아졌다.
자산총액 대비 시가총액 비율이 가장 낮은 그룹은 신세계였다. 신세계그룹은 2021년부터 올해까지 자산이 46조4090억원에서 74조5820억원으로 60.7% 증가하며 그룹 순위는 11위를 유지했지만 시가총액은 10조3201억원에서 8조32억원으로 22.5% 감소하며 자산대비 시총이 0.11배에 불과했다.
한편 공정자산 총액 기준 재계 순위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올해 한화가 롯데를 제치고 처음으로 5대 그룹에 오르며 2021년 7위에서 두 계단 상승했다. HD현대도 9위에서 8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반면 10대 그룹 중 롯데는 5위에서 6위, 포스코는 6위에서 7위, GS는 8위에서 10위로 각각 순위가 하락했다.
10대 그룹 바깥에서는 쿠팡(60위→22위)이 38계단 뛰어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어 HMM그룹(48위→17위)이 31계단, 중흥건설그룹(47위→21위) 26계단, 장금상선그룹(58위→32위)이 26계단 상승했다. 한국앤컴퍼니그룹도 41위에서 31위로 10계단 올랐다.
반대로 교보생명그룹은 26위에서 42위로 16계단 하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보였고, 부영그룹은 17위에서 30위로 13계단, 넷마블은 36위에서 45위로 9계단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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