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7개사 2023~2025년 탄소배출량 비교분석…국가 전체 배출량의 60% 수준
- 총 배출량 4억2620만톤→4억1550만톤…감소율 2024년 0.5%서 지난해 2.0%로 확대
- 발전 5사·포스코·현대제철 등 큰 폭 감소…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은 증가

국내 주요 대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세가 2024년 둔화됐다가 지난해 다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발전·철강 등 전통적으로 탄소 배출이 많은 업종에서 감축이 이어진 반면, 반도체·IT서비스·방산 등 생산과 사업 규모가 확대된 업종에서는 오히려 증가했다.
산업 부문의 실질적인 감축 확대는 여전히 과제다. 정부는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줄이겠다는 목표에 이어, 2035년 감축목표도 53~61%로 높여 잡았다. 그러나 지난해 국가 온실가스 총 배출량은 6억8571만톤(잠정치)으로 2018년 대비 감축률은 10% 안팎에 머물렀다. 산업구조 개선과 저탄소 생산체계 전환을 통한 감축에 한층 속도를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대표 박주근)가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매년 공시해 3개년 비교가 가능한 267개사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이들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4억1550만톤으로 집계됐다. 2023년(4억2620만톤)보다 2.5%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은 7억720만톤에서 6억8571만톤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267개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0.3%에서 60.6%로 0.3%포인트 높아졌다. 이번 조사는 환경부 온실가스 배출 명세서와 각 기업의 공시자료·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을 종합해 반영했으며, 직접배출(Scope 1)과 간접배출(Scope 2)을 합산한 수치를 기준으로 했다.
주요 대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시기별로 나눠보면, 문재인 정부 시절(2019~2021년) 3년간 총 2598만톤 감소하며 연평균 1.9% 감소율을 기록했다. 윤석열 정부 3년(2022~2024년)은 2023년에는 전년 대비 3.7% 줄었으나 2024년 감소율이 1.0%로 둔화됐다. 이후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2025년에는 감소율이 다시 1.9%로 확대됐다.
업종별로는 차이가 있었다. 전통적으로 탄소 배출 비중이 큰 발전공기업과 철강 업종에서 배출량이 크게 줄어든 반면 조선, 기계, IT전기전자 등 사업이 확대된 업종과 에너지 사용량 늘어난 신산업에서는 오히려 증가세를 보였다. 정부가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53~61%로 설정한 만큼 산업별 배출량 차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2023년과 비교해 2025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한 기업은 143곳, 늘어난 기업은 124곳이었다.
배출량이 크게 줄어든 기업에는 한국남동발전·한국동서발전·한국남부발전·한국서부발전·한국중부발전 등 발전 5사를 비롯해 포스코, 현대제철, 쌍용씨앤이, 롯데케미칼 등이 포함됐다.
민간기업 중에서는 포스코가 7200만톤에서 6985만톤으로 215만톤(-3.0%) 줄어 절대 감소량이 가장 컸다. 이어 현대제철 126만톤(2927만톤→2801만톤, -4.3%), 쌍용씨앤이 116만톤(1074만톤→957만톤, -10.8%), 롯데케미칼 79만톤(616만→537만톤, -12.8%) 순이었다.

반면 배출량이 늘어난 기업도 적지 않았다. HD현대오일뱅크(사업·반기보고서 기준 계열사 배출량 합산)는 2023년 910만톤에서 2025년 1008만톤으로 98만톤(10.8%) 증가했다. 삼성전자도 같은 기간 1329만톤에서 1409만톤(6.0%) 늘었으며, SK하이닉스 역시 479만톤에서 500만톤으로 21만톤(4.5%)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 감소율이 10.2%로 가장 컸다. 건설경기 부진에 따른 사업 활동 위축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발전사들이 포함된 공기업 배출량도 2023년 1억5963만톤에서 2025년 1억5206만톤으로 756만톤(4.7%) 줄었다.
반대로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업종은 IT서비스였다. 2023년 51만톤에서 2025년 63만톤으로 약 24.5% 늘었다. 인공지능(AI) 서비스 확산과 데이터센터 등 전력 사용 증가가 배출량 확대 요인으로 보인다. 실제로 카카오의 배출량은 5.4만톤에서 10.7만톤으로 98.9% 급증했다. 네이버도 8.9만톤에서 15.1만톤으로 68.7% 늘었다.
방산업체에서도 증가세가 나타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9.0%(10.2만톤→12.2만톤), LIG넥스원 41.6%(2.4만톤→3.4만톤), 한화시스템 30.3%(2.1만톤→2.8만톤), 한국항공우주 9.5%(6.5만톤→7.1만톤), 현대로템 15.3%(1.8만톤→2.1만톤) 등의 기업에서 배출량이 상당 부분 늘었다.